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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사성어 & 사자성어 & 그 외

교토삼굴 狡兔三窟 위험을 피하기 위한 지혜와 대비

by 뭐라고 하지 2023. 5. 2.

교토삼굴 狡兔三窟

교토삼굴(狡兔三窟)

  • 狡(교활할 교): 교활하다, 간사하다.
  • 兔(토끼 토): 토끼.
  • 三(셋 삼): 셋, 세 개.
  • 窟(굴 굴): 굴, 동굴.

교활한 토끼는 위험을 피하기 위해 세 개의 굴을 파놓는다는 뜻으로,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미리 대비책을 여러 개 마련함을 비유하는 말입니다.

 

유래

전국시대 제나라에 '맹산군'이라는 이름난 인물이 있었습니다. 그의 집에는 늘 식객들로 붐볐고 많을 때는 3,000명에 이를 정도였다고 합니다. 이 식객들 중에는 '풍환'이라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맹상군은 설이라 불리는 지역을 다스리고 있었는데 그 지역 백성들에게 돈을 빌려주고 이자를 받아 수많은 식객들을 먹일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돈을 빌린 백성들 가운데 갚지 않는 이들이 많았습니다.

돈을 받기 위해 누굴 보내야 할지 고민하는 맹상군에게 1년 동안 하는 일 없이 밥만 축내던 풍환이 나서 빛을 받아오겠다면서 "빛을 받아 사 올 것은 없는지" 물었고 맹상군은 "여기에 없는 것을 사 오라"며 풍환을 떠나보냈습니다.

설 땅에 도착한 풍환은 그곳 사람들을 모아서 빌린 돈을 적은 문서를 하나하나 살피고 여유가 있는 이들부터 이자를 받고  남은 문서 더미에 불을 지르자 설 땅 백성들은 만세를 부르며 좋아했습니다.

돌아온 풍환에게 맹상군은 무엇을 가져왔는지 묻자 풍환은 차용증을 불살라 설 땅 백성들에게 돈을 주고도 사기 힘든 은혜와 의리를 얻어 왔다고 답합니다.

이에 맹상군은 기분이 매우 언짢았지만 그냥 넘어갑니다.

1년 후 맹상군이 새로 즉위한 민왕에게 미움을 받아 재상에서 물러나자 식객들은 모두 뿔뿔이 떠나 버리고 풍환만 남아 맹상군에게 잠시 설 땅에 머물기를 권유합니다.

실의에 빠진 맹상군이 설 땅에 가까워지자 백성들이 100리 밖까지 나와 환영했습니다. 그제야 풍환이 1년 전 말한 은혜와 의리의 뜻을 깨달은 맹상군에게 풍환은 "꽤 많은 토끼는 구멍을 세 개나 뚫는다 했습니다. 지금 겨우 굴 한 개를 뚫었으니 나머지 두 개의 굴도 마저 뚫어 드리겠습니다."

그 후 풍환은 위나라로 가서 혜왕에게 맹상군을 추천합니다. 혜왕 역시 그의 이름을 익히 들은 터라 풍환의 말에 따라 맹상군을 초청하였습니다. 하지만 맹상군은 풍환이 미리 일러준 대로 세 차례나 거절을 하였습니다.

이 소식이 제나라에 알려지자 맹상군의 진가를 알아차린 민왕은 그를 다시 재상의 자리에 앉혔습니다. 이로써 두 번째 굴이 완성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풍환은 맹상군에게 설 땅에 조상 위패를 모실 종묘를 세우도록 하였습니다. 조상의 종묘가 맹상군이 다스리는 땅에 있다면 민왕의 마음이 바뀌어도 그를 함부로 대하지 못하기 때문이었습니다. 

세 개의 굴을 완성한 풍환은 "이것으로 굴 셋이 완성되었으니 이제부터 베개를 높이 베고 근심 없이 지낼 수 있습니다"라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