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의멸친 大義滅親 사사로운 정을 넘어 대의를 선택하다

대의멸친(大義滅親)

• 大(클 대): 크다, 위대하다.
• 義(옳을 의): 의로움, 정의.
• 滅(멸할 멸): 멸하다, 없애다.
• 親(친할 친): 친족, 가까운 사람.

큰 대의를 위해서는 부모나 친족과 같은 가까운 사람도 희생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사사로운 정을 버리는 것을 나타낸다.

 

유래

춘추시대 위(衛) 나라의 석작(石碏)이라는 충신은 장공(莊公)을 섬기다가 환공(桓公)의 시대가 되자 은퇴합니다.

하지만 환공의 배다른 아우 주우(州吁)가 역심을 품고 있음을 알고는 친하게 지내는 아들 석후(石厚)더러 주우와 교제하지 말라고 당부하였지만 석후는 그 말을 듣지 않습니다.

석작의 우려대로 주우는 배다른 형 환공을 시해하고 왕위에 올랐습니다. 주우는 권력을 잡자마자 대뜸 정(鄭) 나라를 공격하는 등 민심 이반을 막기 위해 나름대로 고심했으나, 귀족들과 백성들의 반응은 여전히 시큰둥할 뿐이었습니다.

이에 주우의 참모인 석후는 아버지의 지혜를 얻기 위해 어떻게 했으면 좋을지 물었습니다.

그러자 석작은 "이 늙은 아비의 생각에는 주우 공자께서 천하의 종실인 주(周)의 천자(天子)를 찾아가 배알하고 승인을 받는 것이 좋을 것 같구나 그러면 인심도 자연히 모일 것이니라."라고 말하고 아들이 기뻐하자 석작은 일침을 놓았습니다

"그렇다고 무작정 주나라로 가도 천자께서 알현을 허락해주지 않을 것이니 우선 천자와 절친한 관계의 진(陳) 나라 환공(桓公)을 찾아가서 그분의 호감을 사면 호의를 베풀어 주실 것이다 "라며 먼저 진나라로 가라고 합니다

그리하여 주우와 석후는 푸짐한 선물을 준비해 진나라로 향했습니다. 두 사람이 떠나자 석작은 몰래 심복에게 환공에게 달려가 밀서를 전달하게 합니다. 밀서에는 '주우와 석후 두 사람은 임금을 시해한 역적이니, 귀국에 도착하면 즉각 사형에 처하소서.'라고 적혀있었습니다

그리하여 진나라에 도착한 주우와 석후는 체포되어 오랏줄에 꽁꽁 묶이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두 사람을 체포하여 투옥하기는 했지만 막상 처벌은 망설이게 됩니다. 진나라 입장에서는 자칫하면 껄끄러운 남의 국내 문제에 말려들어 세상사람들의 눈총을 받게 될지 모르기 때문이었습니다.

이에 대부 자침은 "처벌 문제는 역시 위나라에 맡겨 그들 스스로 처리하게 하는 것이 좋겠습니다."라고 조언하고 환공은 사람을 보내어 그런 뜻을 통보합니다

통보를 받은 석작은 모든 대신을 소집하여 사형 집행인을 즉시 진나라로 파견하자고 서둘렀습니다. 그러자 한 대신이 나서서 조심스럽게 "주우는 그렇다 치고, 석후는 종범(從犯)이니 사형만은 면하게 하는 것이 어떨지..."

그러자 말이 끝나기도 전에 석작은 "사사로운 정 때문에 대의를 그르칠 순 없소 누가 가서 두 역적의 목을 가져오겠소?"라고 말하지만 선뜻 나서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이에 석작은 지팡이를 짚고 일어서며 소리 높여 외쳤습니다.

"정 그렇다면 내가 이 늙은 몸을 이끌고 갈 수밖에 없구나!" 옆에 있던 대신들은 석작의 의기에 부끄러워 얼굴을 붉히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대의를 위해서 자식도 가차 없이 죽이는 그 충성심에 세상 사람들은 감복해 마지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