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묘편시 (掘墓鞭屍)
- 掘(팔 굴): 땅을 파다.
- 墓(무덤 묘): 무덤.
- 鞭(채찍 편): 채찍질하다.
- 屍(주검 시): 시체.
무덤을 파헤쳐 시체를 채찍질하다라는 뜻으로, 극단적이고 통렬한 복수를 의미합니다. 주로 큰 원한이나 복수심을 품고 죽은 자에게도 복수를 감행하는 강한 원망과 미움을 표현합니다.
유래
춘추시대의 오자서(伍子胥)의 이야기에서 비롯된 고사성어로, 초나라 평왕(平王)을 향한 그의 복수에서 유래했습니다.
오자서는 초나라의 충신 오사의 아들로, 그의 가족은 평왕의 참소로 인해 몰살당하고 본인도 위협을 받자 오나라로 도망쳐 초나라에 복수할 기회를 노리게 됩니다. 이후 오자서는 오나라 장수로서 초나라에 대한 전쟁에 참여하고, 승리를 거둔 뒤 이미 사망한 평왕의 무덤을 파헤치고 시신에 300대의 철장을 가해 분노를 풀었습니다.
이 복수는 지나친 행위로 비판을 받기도 했으며, 오자서의 친구 신포서가 이를 말리려 하자 오자서는 “날은 저물어 가고 갈 길은 멀다(일모도원, 日暮途遠)”라며 이 복수 외에 선택의 여지가 없었음을 밝혔습니다.
초나라 평왕(楚平王)
춘추시대 초나라의 제28대 군주로, 이름은 웅거(熊居)이며, 기원전 528년부터 기원전 516년까지 재위했습니다.
초 평왕은 즉위 초기에는 채나라와 진나라 등 주변국들과 평화적 관계를 유지하려고 노력했지만, 점차 비무기(費無忌)라는 간신의 농간에 휘말리며 정치를 그르치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평왕은 충신이자 태자 건(太子建)의 태부였던 오사(伍奢)를 모함하여 처형하고, 이 일로 오사의 아들인 오자서가 복수를 다짐하게 됩니다.
이 사건은 이후 오자서가 오나라로 망명하여 초나라와의 전쟁을 일으키고, 마침내 초나라 수도를 점령하게 되는 계기가 됩니다. 이때 오자서는 죽은 평왕의 무덤을 파헤쳐 시신을 채찍질하는 극단적 복수를 감행하며, 후에 '굴묘편시(掘墓鞭屍)'라는 고사성어의 유래가 되었습니다. 평왕은 이러한 내부 분열과 이간질로 인해 초나라가 쇠락하는 계기를 제공한 군주로 역사에 기록되었습니다.
평왕 사후 초나라는 오나라의 침입을 지속해서 받게 되며, 춘추전국시대의 격변 속에 흔들리게 됩니다. 평왕의 치세와 그 말년의 실책은 초나라 몰락의 원인 중 하나로 평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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